2007년 ‘원양산업발전법’이 제정된 이후 원양어업은 지속가능한 발전과 해외 수산식량기지 확보를 목표로 여러 성과를 이루었다. 지난 17년 동안 4차례의 '원양산업종합계획'이 수립됐으며 그 결과 원양어선 안전 펀드가 1,700억 원 규모로 조성돼 총 7척의 신규 선박이 건조됐다. 또한 태평양, 인도양, 남극 수역의 국제(수산)기구 의장 및 부의장을 배출하며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원양어업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전 세계 수산자원의 약 30%가 과잉어획 상태이며 기후변화로 인한 어장 이동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국제 규범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후 어선에 대한 탄소 규제 강화, 인력 부족, 국제규범 강화와 같은 3대 위기에 원양산업을 위한 전략적 대책이 절실하다. 탄소 규제 대응 위한 지원 강화 원양 선사의 탄소 규제 적응을 위한 정부의 지원 강화이다. 2024년 본격 시행된 몬트리올 의정서 키칼리 개정안은 어선 냉동시스템의 핵심인 수소불화탄소(HFCs) 냉매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며 2030년까지 자연냉매 전환을 의무화했다. 특히 GWP(지구온난화지수) 1,500 이상 냉매의 2026년 전면 사용 중단은 노후 원양어선 운영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전망이다. 국내 원양어선의 80%가 30년 이상 노후 어선이고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한계 경영에 직면한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냉동시스템의 개조 비용은 선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책 당국의 지원이 절실하다. 저리 융자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냉매 교체 및 시스템 개조 등 친환경 설비 투자에 따른 법인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 추진이 필요하다. 더불어 선박용 암모니아 냉동기의 국산화, 기존 HFCs 설비와 자연냉매 호환성 개선을 위한 R&D(연구/개발) 지원도 강화돼야 할 것이다. 원양어업 인력양성 생태계 구축 필수 인력 부족으로 출항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양어업의 인력 유입을 위한 다양한 접근법이 모색돼야 한다. 국내 인력 유입의 한계를 직시하고 상선과 같이 외국인 해기사 승선을 허용하는 방안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국내 해기제도와 구분해 외국 해기 인력 관리를 위한 별도의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범 사업을 실시해 제도의 실효성을 입증하고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장기적인 정책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내 인력 양성을 위해 수산계 고등학교-원양선사-정부간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양업계는 수산계 고교 입학부터 졸업 후 취업까지 전 과정에서 학생들이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산계 고등학교-원양선사간 MOU를 체결해 학교에 가칭 ‘원양특별반’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리고 장학금 지급, 직업 체험 및 인턴쉽 기회를 제공하며 원양선사 취업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실행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부는 ‘가칭 인력 양성 지원 사업’을 통해 일정 부분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 일본과 대만의 사례는 원양어업 인력 정책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일본 정부는 수산분야 취업 준비 지원금을 최대 2년간 지원하며 기존 해기사가 상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야간 및 휴일에도 학습할 수 있는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대만은 수산개발기금을 조성해 청년의 수산업 취업을 장려하고 원양선사 취업 후 일정 기간 근무한 자에게 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을 참고해 국내 원양어업 맞춤형 정책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한·미 통상협상 국제규범 대응 셋째, 한·미 통상협상에 대비한 원양업계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다. 한·미 관세 협상의 막이 올랐고 우리나라 원양업계는 높은 수준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은 관세 협상에 비관세조치를 포함해 국내 수산업의 불공정 노동 관행과 고래 등 해양생물 보호 노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응해 우리 정부는 이미 개선된 법률 및 제도적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고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통해 관세 협상에서 불리한 조건을 최소화하고 원양업계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넷째, 원양어업을 둘러싼 국제규범 변화에 대해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UN BBNJ 협정의 채택으로 공해 해양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 이용에 관한 국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관할권 바깥 지역 활동 관리 및 해양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돼 국내 이행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역수산기구가 없는 FAO 41 해구의 지역수산기구 설립 논의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조업국으로서 입장을 충분히 반영한 국제규범 마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공적개발원조 활용 어촌개발 마지막으로 연안국의 자원 자국화와 국제 공해 규제 강화로 인해 현지 합작 법인 설립과 가공‧수출 시설 구축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 일본 등 경쟁국들이 해외 투자와 수산자원 확보에 주력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주요 어장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해 어촌 개발, 교육 훈련, 어항 시설 개선 등을 지원하며 이를 통해 어업 쿼터와 입어료 혜택을 얻는 전략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 한국수산신문, 2025년 5월 5일자 > |